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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선영 작성일21-02-23 13:12 조회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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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적 확률 공개 실효성 없어…법제화 해야"
24일, 문체위 전체회의 '게임법 개정안' 상정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학회장 © 뉴스1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법안을 두고 게임사의 반발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게임학회가 "확률형 아이템 정보가 영업비밀이라는 논리는 그 자체로 모순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게임학회는 22일 성명을 내고 아이템의 확률 정보가 정확하게 공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같이 밝혔다.

흔히 '랜덤 뽑기'라 불리는 확률형 아이템은 돈을 주고 상품을 구매하면 특정한 확률에 따라 원하는 아이템이 나올 수도, 또는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간 업계는 사행성을 우려해 자율 규제 형식으로 확률을 공개해왔으나 일부 게임에서 확률 조작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 표시 의무화'를 골자로한 게임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 게임업계는 "확률은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 연구하며, 사업자들이 비밀로 관리하는 대표적 영업 비밀이다"고 반발했다.

게임학회는 "확률형 아이템이 영업 비밀이라면 왜 일본의 게임사들은 24시간 변동하는 아이템 확률 정보를 정확히 공개하고 있는 것인가"고 반박했다.

또 '개발자도 확률을 정확히 모른다'는 게임업계의 주장에 대해 "변동하는 확률을 개발자와 사업자도 정확히 모른다면 지금까지 게임사가 공개한 것은 거짓정보인가?"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이템 확률 정보가 영업 비밀이라는 논리를 들이대는 순간 스스로 자기모순에 빠지게 된다"며 "공산품이나 금융, 서비스업의 경우에도 '제품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 로또 등 복권의 경우에도 당첨확률은 공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학회 측은 더이상 자율규제의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법제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아이템 확률 공개는 게임사와 이용자 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게임학회는 "지난 6년여간 아이템 확률 정보를 게임사가 자율적으로 공개하는 노력이 시행되어 왔지만, 유감스럽게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자율규제에 참여하는 게임사도 엔씨, 넥슨, 넷마블 등 7개사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반했다고 하더라도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방법도 없다"며 "아이템 확률 공개에 대한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아이템 확률 정보의 신뢰성을 둘러싼 게임 이용자의 불신과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확률 공개는 게임 이용자와 게임사 간의 신뢰 회복 노력의 시작이다"며 "이용자를 버린 산업, 이용자의 지탄 받는 산업은 절대 오래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게임법 개정안은 오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ukgeun@news1.kr
NYT 주최 행사서 비트코인 작심 비판…"투자자들의 잠재적 손실 우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최근 급등하는 대표적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향해 미국의 경제 수장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주최 '딜북 콘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이 거래 메커니즘으로 널리 쓰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포문을 열었다.

옐런 장관은 "종종 불법 금융에 사용된다는 점이 걱정된다"면서 "비트코인은 거래를 수행하기에 극도로 비효율적인 수단이며, 그 거래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의 양은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을 채굴하려면 컴퓨터를 이용해 복잡한 수학 방정식들을 풀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전력이 소모된다.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전력 소모량은 뉴질랜드 전체의 연간 소모량과 비슷하다고 CNBC방송이 전했다.

옐런 장관은 "그것은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며 극도로 변동성이 높다는 점을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투자자들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투자자들이 겪을 수 있는 잠재적 손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컴퓨터 마더보드 위에 놓인 비트코인 모형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비트코인은 추적이 어렵다는 점 때문에 불법활동에 사용되는 일이 많고, 가격 변동성이 심하다는 이유에서 주요국 정부와 금융당국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최근 테슬라의 거액 투자와 몇몇 금융회사들의 취급 업무 계획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제도권에 진입하고 있다'는 기대감 속에 가격이 급등, 사상 처음 개당 5만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런 상황에서 옐런 장관이 비트코인의 효용성과 적법성, 변동성에 대해 분명한 어조로 문제를 제기한 것은 과도한 투기열풍에 따른 부작용을 염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신 옐런 장관은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준비 중인 자체 디지털 화폐에 기대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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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연준이 이야기하는 소위 '디지털 달러'는 더 빠르고, 안전하고, 저렴한 결제 수단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옐런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추가 재정부양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경제를 빨리 본궤도에 올려놓는 데 필요한 만큼 지출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재정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지금 미국의 부채 수준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높지만, 낮은 이자율 때문에 오늘날 GDP 대비 이자 부담은 거의 같다. 더 많은 재정 여력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의 고용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고, 특히 서비스 분야의 실업자들을 재고용할 수 있다면 성공"이라고 정책 목표를 밝혔다.

firstcircle@yna.co.kr
軍 "상황간부·영상감시병 절차 안지켜"..상황보고도 30분뒤
합참 조사결과 발표..北 남성, 6시간 넘게 활보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이원준 기자 = 지난 16일 강원도 고성군 지역에서 발생한 북한 남성의 '수영 귀순' 사건 당시 우리 군의 경계·감시태세가 소홀했던 사실이 군 당국의 현장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23일 합동참모본부가 발표한 이번 사건 조사결과에 따르면 북한 남성 A씨는 사건 당일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에 상륙한 뒤 제진 검문소 부근까지 3시간여 걸쳐 남하하는 동안 우리 군의 감시장비 및 폐쇄회로(CC)TV 카메라에 모두 10차례 포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우리 군은 8차례 포착은 놓쳤고, 당시 검문소 근무자들의 최초 상황보고는 9·10번째 포착 때가 돼서야 이뤄졌다.

게다가 검문소 근무자들의 최초 상황보고도 A씨를 CCTV 카메라를 통해 식별한 뒤 30여분이 지난 뒤에야 이뤄진 것으로 파악돼 '늦장 대응'에 대한 비판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합참 등 군 당국은 사건 발생 당일이던 이달 16일부터 나흘 간 실시된 현장조사 결과와 A씨의 진술을 토대로 A씨가 15일 오후 무렵 잠수복·오리발 차림으로 북한 지역을 출발해 동해상을 헤엄쳐 내려와 16일 오전 1시5분쯤 고성군 통일전망대 우리 측 인근 해안에 상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A씨는 인근 바윗돌 사이에서 잠수복·오리발을 버리고 오전 1시40~50분쯤 해안철책 하단 배수로를 지나 인근 철길 및 7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합참과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합동 검열단이 현지 부대의 경계감시장비를 확인한 결과, A씨가 우리 측 해안에 상륙한 직후인 오전 1시5분부터 38분 사이 해안감시 카메라 4대에 그의 모습이 찍혔고, 특히 이 가운데 2차례는 상황실 모니터상에 '이벤트'(상황) 발생을 알리는 경보음과 경고창이 떴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합참은 당시 근무 중이던 "상황실 간부와 영상감시병이 임무수행 절차를 지키지 않아" A씨를 놓쳤다며 군의 대응 부실을 인정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A씨는 이후 오전 4시12~14분쯤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 우리 해군 합동작전지원소 울타리 경계용 폐쇄회로(CC)카메라에도 3차례 포착됐으나, 이 땐 상황실 모니터상에 경고창이 뜨지 않아 근무자들이 A씨의 출현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상황실 모니터엔 감시카메라별로 설정된 구역 내에서 움직임이 있을 때 '이벤트' 메시지가 출력된다"며 "당시 감시장비 작동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처음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조치를 취하지 않은 건 분명한 과오였다"고 설명했다.

함참에 따르면 '민통선 북쪽 지역에서 미상인원이 포착됐다'는 군의 상황보고가 상급부대(육군 제22사단)에 처음 전파된 건 그로부터 다시 30여분이 지난 오전 4시47분쯤이다.

이에 앞서 오전 4시16분쯤 A씨가 민통선 내 소초(제진 검문소) 북쪽 약 330m 지점을 지나는 모습이 검문소가 운용하는 CCTV 카메라에 포착됐지만, 당시 검문소 근무자들은 "긴급한 상황이 아니다"는 판단에서 자체적으로 대응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A씨가) CCTV에 식별된 뒤 검문소 경계병이 현장에 갔을 땐 이미 자리를 떠난 뒤였다"며 그 뒤 상급부대로의 상황보고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2사단이 해당 지역에 '경계태세 1급'(진돗개 하나)을 발령하고 본격적인 A씨 수색작전을 벌인 건 그로부터 상황보고·전파 뒤 또 다시 2시간 가까이 지난 오전 6시35분쯤이었고, A씨는 오전 7시27분쯤 제진 검문소 동북쪽 약 100m 지점에서 우리 병력에 검거됐다.

즉, 군의 경계·감시 소홀과 초동 대응 지연 때문에 A씨는 우리 측 지역에 상륙한 뒤 6시간 넘게 민통선 내를 활보할 수 있었다는 애기다.

검거 당시 A씨는 눈을 감은 채 땅바닥에 누워 하반신만 낙엽으로 덮고 있었다고 한다. 군 당국의 A씨의 진술에 따라 그의 신원을 '민간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강원도 고성군 제진 검문소. 2015.8.22 /뉴스1 © News1 엄용주 기자

강원도 고성군 제진 검문소. 2015.8.22 /뉴스1 © News1 엄용주 기자
이런 가운데 A씨가 상륙 당시 활용한 해안철책 하단 배수로는 작년 7월 탈북민이 강화도 해안철책 하단 배수롤 지나 재입북한 사건을 계기고 군 당국이 '일제 점검'을 지시했음에도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군 관계자는 "이번 사건 전까지만 해도 해당 지역 부대는 배수로가 모두 45개인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후 조사 과정에서 3개가 추가로 확인됐다"며 "이 가운데 귀순 추정 인원이 통과했을 것으로 판단되는 배수로는 철책 안에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있어 관리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합참은 해당 배수로의 차단막이 이번 사건 발생 전 "이미 훼손된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A씨가 어떻게 이 배수로가 훼손된 사실을 알고 이용했는지에 대해선 "상륙 추정 지점으로부터 400m 이내 거리에 있고 철책 밖에선 보인다"고 부연했다.

합참은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바탕으로 "철책 하단 배수로·수문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과학화경계체계 운용 개념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또 합참은 "원인철 의장 주관 작전지휘관 회의를 통해 이번 사건 조사결과를 공유하고 모든부대 지휘관을 포함한 경계작전 수행요원의 작전기강을 확립토록 하겠다"면서 특히 "국방부·합참·육군본부 합동으로 해당 부대(22사단)의 임무수행 실태를 진단하고 편성·시설 및 장비 보강요소 등 임무수행 여건보장 대책을 강구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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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관계자는 이번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 등 문책 여부에 대해선 "국방부 차원에서 추가적인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s4174@news1.kr

미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지난 18일(현지시간) 화성에 착륙할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의 일부. [NASA 홈페이지 캡처]
"헤드폰을 끼고 내가 녹음한 화성의 바람 소리를 들어보라"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화성의 바람 소리와 착륙 순간을 담은 고화질 영상, 화성 360도 파노라마 사진 등을 지구에 보내왔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오후 화성에 착륙한 지 나흘 만에 공개된 영상이다. 22일 퍼서비어런스 공식 트위터 계정에는 "화성을 봤으면 이제는 (소리를 들어보라)"며 18초 분량의 오디오 파일 두 개가 올라왔다. 로버가 내는 기계음 소리를 포함한 버전과 기계음 소리를 제거한 버전 두 가지다. '화성의 소리'가 지구로 전송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뮬레이션 영상이 아닌 실제 화성 착지 순간을 담은 영상도 공개됐다. '공포의 7분'으로 불리는 화성 착륙 과정 중 고도 11km에서 낙하산을 펼친 후부터 착지하기까지 3분가량의 과정을 담은 고화질 영상이다.

낙하산이 펼쳐지고, 분리된 방열판이 지표면에 떨어지는 모습, 착륙 모듈인 로켓 백팩에서 로버가 줄에 매달려 하강하자 화성 표면의 먼지가 흩날리는 모습이 담겼다. 마지막에는 흙먼지로 화면이 흐려진 가운데 관제사의 "터치다운, 컨펌"(착륙 확인)이라는 외침이 들린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 관계자는 "이제 우리는 '공포의 7분'이라 불리는 착륙 과정을 무대 맨 앞에서 지켜보듯 볼 수 있게 됐다"며 "(화성 하늘에서) 낙하산이 펼쳐질 때부터 착륙할 때 화성 바닥에 먼지와 파편이 흩날리는 모습은 경외감을 불러일으킨다"며 소감을 밝혔다. 또다른 NASA 관계자는 "퍼서비어런스의 여정은 이제 시작"이라며 "우주 탐사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화면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NASA는 하강 과정에서만 2만3000여장의 사진과 30기가바이트(GB) 분량의 정보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퍼서비어런스는 7개의 카메라를 동원해 착륙 과정을 촬영했다.

퍼서비어런스와 함께 화성에 도착한 소형 헬리콥터 '인저뉴어티'(Ingenuity)도 비행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인저뉴어티는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30일에 거쳐 5번의 비행을 시도할 계획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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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씨네마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혹시라도 제가 못 하게 되면 정말 좋은 한국 배우를 소개하겠다고 할 정도로 감독님의 매력이 엄청났어요."

영화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을 처음 만났을 때, 한예리는 이 영화가 이처럼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다만 한국계 미국인인 정이삭 감독이 너무나 좋은 사람이어서 그의 인품에 반해 영화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선배 배우 윤여정이 비슷한 이유로 출연을 결정했듯이 말이다.

"염두에 둔 배우가 있었냐고요? 아니요, 어떤 배우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니었어요. 무조건 한국 배우가 해야한다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모니카가 한국의 정서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이 캐릭터는 외국에서 캐스팅 되는 배우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만약에 제가 못 하더라도 외국 배우가 캐스팅 되는 것보다는 한국 배우가 캐스팅 돼야 하니까, 감독님이 필요하다고 하시면 꼭 추천해드리자, 내가 얘기해드리자 생각한 거죠."

정이삭 감독 역시 한예리를 모니카로 캐스팅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한예리는 훗날 정 감독으로부터 여러 배우들이 모니카 역할에 출연하고 싶어 연락을 해왔고, 추천도 많이 받았지만 '예리가 아니면 안 된다'며 한예리의 출연 결정을 기다렸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고 했다.

"세상에 안 했으면 어쩔 뻔 헀어요. 감독님께 얘기를 듣고 놀랐어요. 저란 사람을 믿어줘서요. 감독님이 너무 좋은 분이었어요. 그 사람이 잘 되면 좋겠고, 그 사람이 잘되는 데 일조하면 기쁘겠다 해서 영화를 하게 됐죠. 다 아이작(정이삭 감독의 미국 이름)의 힘이에요."

23일 오전 화상으로 만난 한예리는 '미나리'가 미국에서 연이어 호평을 받으며 수상 세례를 이어가고 있는 것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 탓에 현지에서 직접 관객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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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씨네마 제공 © 뉴스1


오는 3월3일 개봉을 앞둔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제36회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 수상을 기점으로 제78회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및 2020 미국배우조합상 앙상블상, 여우조연상, 남우주연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며 아카데미 시상식 유력 후보로도 손꼽히고 있다. 이 영화는 전 세계 영화협회 및 시상식에서 61관왕 144개 후보의 쾌거를 이뤄냈다.

한예리는 극중 남편 제이콥(스티븐 연)을 따라 미국에 이민을 와서 사는 아내 모니카 역할을 맡았다.

70년대 남편을 따라 미국 이민에 나선 젊은 아내이자, 엄마 모니카는 한예리에게 어떤 인물로 다가왔을까.

"저의 어릴 시절 추억 속 많은 여성들을 생각했어요. 그 시대 저의 어머니, 저희 할머니 이모들까지요. 제가 이모가 여섯이나 있어서 그 시대 다양한 여성상들을 기억하고 있었어요. 그런 부분이 많이 도움이 됐죠. 모니카는 저희 부모님처럼 어린 나이에 결혼해서 아이들을 키우게 돼요. 본인의 성장, 아이들의 성장이 동시에 이뤄지는 시기여서 더 많은 성장통을 겪는 것 같아요. 우리 세대 부모님들이 자녀를 키우는 게 정말 쉽지 않았겠구나 생각을 했어요."

한예리는 스스로 모니카와 70% 정도가 닮았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책임져야 할 삶의 무게가 더욱 컸던 모니카는 자신보다 훨씬 강한 사람이라고도 했다.

"가족의 이야기, 모든 가족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이민자이기 때문에 이민자로 연기해야한다고 접근하지 않았고요. 모니카의 감정에 대해 많이 생각했어요. '나는 왜 제이콥을 사랑하는 걸까?' '왜 제이콥과 여기 왔을까?'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를 생각하면서 모니카처럼 벌어진 상황을 받아들이자고 생각했죠."

개봉 전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먼저 본 기자들은 한예리가 빛났던 순간으로 극중 모니카와 엄마 순자의 재회신을 꼽는다. 먼 이국 땅에서 고향 음식을 향한 향수에 빠져있을 딸을 위해 멸치와 고춧가루 등을 바리바리 챙겨 온 순자의 모습에 모니카는 기쁨의 비명을 지르는 동시에 눈물을 쏟아낸다. 이 장면은 봉준호 감독이 꼽은 명장면이기도 하다.

"그때 당시에 이민을 가는 것은 평생 안 볼 수 도 있다고 생각하고 이별하는 것이었대요. 그런데 다시 만났어요. 둘이 서로 다시는 못 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모니카는 첫째를 한국에서 낳았지만, 둘째는 미국에서 낳아요. 둘째를 낳을 때 엄마가 없었던 거죠. 그랬다가 엄마를 만났으니 얼마나 기뻤겠어요. 그 먼 거리를 순자가 어떤 마음으로 달려왔을 지 알아서 그렇게 연기했어요. 만감이 교차하는 신인 것 같아요. 그 순간이 너무 즐겁고 행복한데 이렇게 사는 꼴을 보여줘야 하는 게 너무 속상한 거예요. 엄마는 딸이 떵떵거리며 잘 살 거라 생각했을텐데 밖에서 이렇게 사니 오죽 속상했겠어요.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터져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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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리에게 극중 남편이었던 스티븐 연은 좋은 파트너였다. 한국인인 한예리와 달리 한국말이나 문화에 서툰 이민 2세 한국인으로서 그는 이 영화에서 더욱 큰 무게를 질수밖에 없었다. 한국인 남편 제이콥의 대사와 제스처 등을 어색함이 없게 표현하고 연기해야했기 때문이다.

"스티븐 연은 되게 귀엽고 '스윗'한 사람이이에요. 작품에 대한 애정이 컸어요. 열정도 많고 본인이 뭔가 조금이라도 불편하거나 조금 다른 느낌이 왔을 때 '예리 어땠어?' '어떤 것 같아?' '잘한 것 같아?' '다시 하고 싶어?' '나 어땠어?' '나 지금 많이 도와줘' 하는 얘기를 거리낌 없이 했어요. 건강한 사람이라 생각했죠. 작업할 때 자존심이나 그런 것을 떠나서 오로지 작품을 위해 본인이 어떤 자세를 취해야한다는 걸 잘 알고 있는 배우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본인이 이민자여서 본인의 이야기들이라고도 생각을 했던 것도 같아요. 스티븐이 굉장히 진솔하게 진심을 다해 작품을 대했기 때문에 저도 잘 해내고 싶었죠."

아직 최종 후보 발표는 나지 않았지만 '미나리'는 올해 유력한 아카데미 수상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선댄스 영화제를 비롯한 영화제들과 '오스카 레이스'라고 불리는 시상식 시즌에 여러 협회 시상식을 받으며 승승장구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좋은데, 마음은 굴뚝 같은데.(웃음) 좋은 성적 내는 부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저도 들어요. 감독님과 선생님에게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선생님은 '아이고 그만 얘기해라' 하시는데, 저는 내심 바라요."

한예리는 대선배인 윤여정과 함께 하며 배운 것이 많다고 했다. 특히 나이에 상관없이 언제나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작품, 역할에 도전하는 '겁이 없는' 용기에 반했다고.

"선생님 진짜 대단하세요. 저도 하기 전부터 겁먹지 말아야겠다 싶었어요. 사실 별 거 아닌데 사람들이 다 하는 일이고, 내가 잘하는 일이고 그런데 ('미나리' 출연 전에) 왜 겁을 먹었을까 생각을 했었고, 반성도 했어요. 또 선생님에게 솔직함도 배웠어요. 솔직하자, 남의 눈치 볼 것 없이, 힘들면 힘들다고 하고, 좋으면 좋다고 하고 그렇게 살아야겠다 생각했죠. 이제 외국에서 선생님에 대해 좋은 성적이 많이 나오는데 우리는 다 알고 있었잖아요. 선생님은 이 정도 연기, 더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분임을 알고, 이제야 미국에서 선생님을 알게 된 게 조금 아쉽기도 하네요. 그래도 선생님이라는 좋은 배우를 그들이 알게 돼 매우 기쁘기도 합니다."

영화 '미나리'는 한예리에게 전환점이 되는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인생에 좋은 경험을 남겼기 때문이다.

"'미나리'는 제 필모그래피에 가장 큰 전환점이 되는 영화로 남을 것 같기도 해요. 또 이런 행운이 오면 좋곘지만 없을 수도 있겠죠. 관객들에게 한예리가 '힘이 있네'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 좋을 것 같아요. 모니카는 시나리오에서 두드러지는 인물이 아니었어요. 감독님과 얘기하고 만들면서 힘이 생겼죠. 모니카, 한예리는 어디 갔다놔도 자기 몫을 충실히 해낸다는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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