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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선영 작성일21-01-09 11:37 조회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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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경제 여건 속에서도 LG전자가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파워볼

코로나19로 인한 집콕족이 늘어나면서 LG전자의 주력인 생활가전과 TV판매가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63조2638억원, 영업이익 3조1918억원이라고 9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대를 기록한 셈이다.

매출 실적이 가장 높았던 2019년 62조3062억원과 영업이익이 가장 높았던 2018년의 2조7033억원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LG전자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것은 생활가전이다. 스타일러(의류건조기)와 건조기·세탁기, 식기세척기 등 프리미엄 가전 판매가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것을 분석된다.

지난 2019년에 판매실적이 부진했던 TV도 지난해 4분기 매출이 8분기 만에 4조원으로 회복하는 등 올레드(OLED) 등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어났다.

증권가는 LG전자가 올해도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올해도 이어지면서 프리미엄 가전과 TV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 올해 영업이익이 4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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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정(hjlee@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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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동네 길고양이 30여마리 돌보는
캣대디 김은수 한화갤러리아 대표

반려견 ‘해피’와 산책하며 7년째 길고양이 돌봐
“길고양이도 생명.. 지역 사회가 나서야”
“지난해(2019년) 근속 30주년 상품으로 받은 해외여행상품권을 결혼 30주년인 올해에도 못 썼어요. 그런데 상품권은 코로나19가 종식돼도 못 쓸 거 같습니다. 함께 사는 반려동물들과 지금 돌보고 있는 동네 길고양이들이 눈에 밟혀 긴 여행은 아예 못 가요. 아내도 같은 생각이고요. 그러고 보니 7년 전 반려생활을 시작한 뒤로는 1박 이상 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는 거 같습니다.”

김은수(58) 한화갤러리아 대표는 재계에서 손꼽히는 동물애호가다. 매일 반려견과 산책하는 건 기본이고, 동네 길고양이 30여마리의 밥을 챙겨주는 ‘캣대디’를 자처한다. 이런 모습은 경영 철학에도 투영된다. 한화갤러리아는 국내 최고 명품 유통업체임에도 인조모피 제품 판매에 힘쓴다. 또 유기동물 입양과 개식용 종식활동 등도 공개적으로 적극 지원한다.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동물복지국회포럼이 지난달 개최한 ‘2020 대한민국 동물복지대상’에서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수상단체로 선정된 이유다.


김은수 한화갤러리아 대표가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자신의 집무실에서 반려견 '해피'의 사진 액자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제공


사장님의 이중생활


김 대표가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낸 1960~1970년대. 그는 자신이 자란 서울 도심 한복판인 중구 필동 주택가에서조차 개를 마구 때려 도살하는 모습을 종종 봤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그나마 그가 어릴 적부터 10년 가까이 함께 지낸 반려견 ‘폴’과 ‘대니’는 가족들 사랑 속에 식용으로 전락하진 않았다. 하지만 가족이 1970년대말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이사하며 폴과 대니는 단독주택에 사는 지인에게로 갔다. 당시로선 개를 실내에서 키우지 않던 사회 분위기를 따른 평범한 가족의 행동이었다. 하지만 둘 다 갑작스러운 환경변화 때문인지 얼마 더 살지 못했다는 얘기를 김 대표는 들어야 했다. “초등학생 시절에 자고 있는 대니에게 얼굴을 들이밀고 놀자며 귀찮게 굴다가 코를 물린 흉터가 아직 있어요. 그래도 밉지가 않았습니다. 가족이었으니까요. 나중에야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한 안타까움과 미안함이 밀려왔습니다. 이런 감정들 때문에 따로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나 봅니다.”

그러다 독일에서 근무하던 2013년 초 길고양이 ‘미셸’을 만났다. 추운 어느 날 집 앞에 고양이가 서성이는 것을 보고 밥을 챙겨 주며 김 대표는 물론 가족들도 미셸과 정이 들었다. 직접 키우지는 않았지만 개와는 달리 도도하면서도 은근 애교 있는 고양이만의 매력을 알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2014년 초 귀국 일정이 확정되면서, 미셸과 이별을 준비해야 했다. 영역동물인 고양이의 특성상 미셸이 10시간 넘게 비행 후 전혀 다른 세상에 적응해야 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김 대표는 고민 끝에 미셸을 오롯이 책임져 줄 사람을 찾기 위해 지역신문에 광고를 내 새 주인을 찾아줬다. 그리고 고양이의 매력을 알게 된 미셸에 감사하며 귀국하면 반려생활도 하기로 마음 먹었다.


김은수 한화갤러리아 대표가 2013년 독일 주재원 근무 당시 길고양이 '미셸'을 돌보다 귀국 일정이 잡히자, 끝까지 돌봐줄 사람을 찾는다며 지역신문에 낸 광고. 한화갤러리아 제공


“가족들이 저보다 좀 먼저 귀국했는데 제가 귀국하기도 전에 이미 유기묘를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그 녀석이 지금 함께 지내는 ‘로빈’이죠. 그런데 로빈이 늦게 귀국한 제가 낯설게 느껴지는지 유독 제게만 살갑지 않더라고요. 로빈이 잠도 아내 옆에 딱 붙어 자는 바람에 엉겁결에 각방을 쓰기도 한다니까요.”

반려견 ‘해피’는 김 대표가 귀국 직후인 2014년 초 직접 유기견보호소를 통해 입양했다. 그는 해피 입양 후 지금까지 7년째 정말 불가피하지 않으면 산책을 거르지 않았다. 처음엔 녀석의 실외배변을 위한 산책이었지만, 지금은 산책 중 챙겨주는 동네 인근 길고양이들 밥 때문이라도 거를 수 없게 됐다. 그렇다고 캣대디의 길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김 대표가 해피 입양 직후부터 캣대디를 자처하며 단지 내 길고양이들을 챙겨주기 시작했을 때만해도 일부 주민들은 온갖 이유를 대며 못마땅해했다. 또 그런 그들에게 감정적으로 대처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었다.

우선 주민들에게 단지 내 길고양이를 모두 잡아도 주변의 다른 길고양이들이 다시 그 자리를 차지할 뿐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리고 단지 내 길고양이들을 중성화 수술시키고, 더 이상 개체가 늘지 않게 관리했다. 그러자 삶의 안정을 찾은 길고양이들도 단지 주민들에게 애교를 부리며 다가왔다. 그렇게 단지 내 길고양이 급식에 눈 흘기던 동네 카페 아저씨와 미용실 아주머니는 이제 단지 내 길고양이 7마리의 팬이 됐다. “지금 단지 내 고양이들과 동네 인근 길고양이들까지 30마리 정도 돌봅니다. 추운 날 밥 챙겨주러 나갔다가 돌계단에서 미끄러져 손가락이 골절된 적도 있지만 역지사지로 생각해요. 그러면 자연스레 일어나게 됩니다.”


김은수 한화갤러리아 대표가 반려견 해피와 동네 산책을 하고 있다. 그는 산책을 하면서 동네 길고양이들의 밥도 챙겨준다. 한화갤러리아 제공


진정한 생명존중 사회를 꿈꾸며


김 대표는 지난 2019년 5월 이런 내용들을 모아 ‘이유 있는 생명’을 출간했다. ‘미셸’과 ‘해피’ 덕에 동물복지와 유기동물에 관심을 갖게 된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도 모든 생명을 존중하는 문화를 한 번 더 고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가 2017년 말 대표로 취임한 후 한화갤러리아가 그 이듬해부터 진행하는 파란(PARANㆍProtection of Animal Rights and Animal Needs) 프로젝트도 같은 맥락이다. PARAN프로젝트는 한화갤러리아의 상품, 서비스, 사회공헌 등에서 이뤄지는 생명존중 활동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이를 통해 동물보호센터 건립과 같은 동물보호단체들의 핵심사업을 후원하고,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유기동물보호소의 활동비와 물품을 지원한다.동행복권파워볼

PARAN프로젝트는 최근 인천 계양산 개발제한구역 내 불법 개농장에서 식용견으로 사육되다 구조된 200여마리 개들의 입양에 활동을 집중했다. 계양산 불법 개농장은 롯데 일가 소유의 개발제한구역 땅에 한 업자가 20년 넘게 불법으로 운영하다 2020년 6월 발각됐다. 이후 불법 개농장이 철거되고 개들이 자유를 찾으며 일은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구조된 개들이 상당수 식용으로 길러진 대형견들이다 보니 입양이 더뎌지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동물보호단체 등은 마땅히 갈 곳 없는 개들이 입양 때까지 임시로 그 자리에 머물게 해달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해당 지자체인 인천 계양구는 이 역시 불법인 만큼 이달 초 행정대집행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인천 계양산 불법 개농장에서 구조된 개들. 식용견으로 팔리기 전 구조된 개들 중 7마리는 해외로 입양됐다. 한화갤러리아 제공


계양산 불법 개농장 사태가 세간에 알려지자, 김 대표는 구조된 개들 가운데 홍역 등 전염병으로 치료가 급한 12마리의 병원 치료를 개인적으로 지원했다. 이후 한화갤러리아가 PARAN프로젝트를 통해 12마리의 해외 입양 절차를 진행해 치료 중 안타깝게 숨진 새끼 5마리를 제외한 7마리가 미국 시애틀과 워싱턴 지역에서 제2의 견생을 살 수 있게 도왔다.

김 대표는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인 후원과 일부 단체의 도움만으로는 역부족이라고 말한다. 실제 1년에 200억원 정도인 국내 동물 복지 관련 예산이 지자체가 운영하는 보호소까지만 사용된다. 정부를 대신해 동물복지 사각지대에서 업무를 진행하는 동물보호단체나 사설 보호소는 개인 후원 등을 통해 활동이 유지되는 실정이다. 그가 사설단체나 사설 보호소 등에도 예산이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개선이나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지역 내 유기견이나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개인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 문제입니다. 개식용 종식이나 불법 번식장 문제는 입법활동을 통해 바꿔야 하는 국가적 문제이고요. 이제 우리 시민들의 의식과 제도 개선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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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몸, 자신 표현 광고판 역할
로마 몰락 후 몸보다 정신 중시
르네상스 땐 몸을 기계로 취급

AI 등 해결 위해 건강한 몸 필수
풀수 없는 문제 많은 현실 포기
사이버세상으로 도피 가능성도
미래 Big Questions 〈25〉 몸의 미래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의 '해부학 스케치'(1510 또는 1511). [영국 왕실 소장]
땅을 두 쪽으로 가르고 귀를 멀게 하는 천둥 번개였을까? 아니면 거대한 해일을 일으키는 삼지창이었을까? 1929년 그리스 아르테미지아해협에서 발견된 청동상은 여전히 많은 의문을 제시한다. 오른손에 든 무언가를 던지기 바로 직전 몸의 균형을 잡는 듯한 2500년 된 청동상. 무엇을 던지려 했던 걸까? 만약 삼지창을 던진다면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었겠다. 하지만 삼지창이 얼굴을 가리진 않았을까? 반대로 번갯불을 던지는 모습이라면 제우스 신을 표시했을 것이다. 포세이돈 또는 제우스. 사실 그게 뭐 그렇게 중요하겠는가? 아르테미지안 청동상의 진정한 의미는 2500년 전 그리스에서 드디어 인간의 몸 자체를 완벽하게 표현하는데 성공했다는 사실이겠다.

몸이란 무엇인가? 수백만 년 전 맹수들이 먹고 남은 찌꺼기를 몰래 훔쳐 먹던 고대 인류에겐 아무 의미 없는 질문이었겠다. 하지만 두 발로 걷기 시작하며 손이 자유로워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영장류들과는 달리 엄지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움직여 돌과 뼈를 손에 쥘 수 있었기 때문일까?

아르테미지안 청동상 인간의 몸 완벽 표현

인류의 뇌는 급격하게 커지기 시작했고, 폭발적으로 커진 뇌는 인간을 지혜로운 원숭이, 호모 사피엔스로 격상시켜 준다. 그렇다면 사피엔스는 무슨 생각을 하기 시작했을까? 지금 눈에 보이는 현실에 대해 생각했을 수 있다. 눈앞에 보이는 사냥감들,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맹수들, 아무 이유 없이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한 아이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보고, 느끼는 자신에 대해서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라는 자신의 시작은 언제나 ‘나의 몸’이었다. 방금 먹었는데도 다시 고프기 시작한 나의 배. 며칠 전 사냥하다 찔린 가시 때문에 여전히 아픈 나의 발. 달리는 사슴을 한참 쫓아가면 쿵쿵쿵거리며 뛰기 시작하는 나의 가슴. 오랜 시간 동안 인류에게 몸은 언제나 현실에 대한 신호이자 반응일 뿐이었다.

자폐증 분야 세계 최고 전문가로 뽑히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바론-코헨 교수는 호모 사피엔스의 뇌가 단순히 커졌다는 사실보다 뇌 특정 영역의 발달이 현대 인류 진화에 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어떤 영역들일까? ‘공감과 분석’ 능력을 제어하는 대뇌 영역들이라고 그는 제안한다. 분석 능력은 현실에서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주지만, 동시에 너무나 디테일에 집착하게 한다. 반대로 공감 능력은 나의 행동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과 타인의 생각을 추론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동시에 문제 그 자체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공감 능력은 문제를 보도록 하지만, 풀지는 못하는 반면 분석 능력은 문제를 풀 수는 있지만, 보지는 못한다는 말이다.


마티아스 그뤼네발트(1470~1528)의 '부활'(1512~1516), 이젠하임 제단화. [프랑스 알자스, 콜마르 운터린덴 미술관]
폭발적으로 발달된 분석·공감 능력은 몸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한다. 공감 능력을 통해 우리 조상들은 질문하기 시작한다. ‘타인의 얼굴이 나에게 보이는 것 같이 내 얼굴 역시 다른 이들에게 보이지 않을까?’ 예쁘고 아름다운 얼굴이 내 마음에 들기에, 나 역시 타인에게 아름답고 건강하게 보이고 싶다. 그리고 분석 능력은 이제 타인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자연의 변화에 자동으로 반응하는 수동적 기능을 넘어 의도적 메시지를 표현하는 미디움으로 진화했기에, 인간의 몸은 인류 첫 캔버스이자 책, 첫 오버더톱(OTT)이자 광고판이었던 것이다.

아르테미지안 청동상이 표현하는 신의 몸은 완벽하다. 실 하나 두르지 않은 신은 무언가에 집중하고, 그 무언가는 이제 얼마 후면 신의 절대적인 힘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런 완벽한 청동상을 만들어 낸 조각가와 함께 수많은 지성을 탄생시킨 고대 그리스로마 문명은 하지만 동시에 지극히도 육체적이었다. 씨름, 달리기, 멀리뛰기…젊은이들은 하루 종일 김나지온(오늘날 짐)에서 시간을 보냈고, 땀으로 범벅이가 된 몸을 씻기 위해 공동 목욕시설들이 등장한다. 올림픽 게임이 그리스에서 시작된 건 우연이 아니었다. 건강한 몸과 아름다운 육체에 페티시즘 수준으로 집착한 고대 그리스 문명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로마제국은 ‘mens sana in corpore sano’(건강한 정신은 건강한 몸에 있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세상을 정복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드디어 지중해 주인이 된 로마는 선언한다. 로마제국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몸을 가졌다고. 로마의 몸은 무적이기에 영원할 것이라고.

하지만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무적의 로마제국 역시 전쟁에서 패배하기 시작하고, 기원후 410년 수도 로마마저도 서고트족에게 함락당한다. 오늘날 현대인은 상상하기 어려운 충격이었을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묻기 시작한다. 영원할 것이라는 로마가 멸망한다면, 그동안 믿었던 모든 것은 허상이고 거짓이지 않았냐고?


아르테미지안 청동상(기원전 480년께). [아테네 고고학 박물관]
스스로가 틀렸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우리 인간. 거짓은 아니었지만, 잘못된 해석이었다는 변명이 힘을 입는다. 영원한 로마는 육체적 존재가 아니었다. 몸은 병들고, 죽고, 썩어버린다. 육체적 로마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위대한 로마의 진정한 모습은 몸이 아닌 정신이었다. 병든 몸이 숨을 거두는 순간 자유로워지는 영혼. 눈에 보이는 물질적 로마제국이 멸망해야만 진정한 제국, 바로 영원한 영적의 제국을 경험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무너진 한(漢)나라가 혼란의 시대를 거쳐 새롭게 통일된 제국으로 되돌아온 중국과는 달리 비슷한 시기에 무너진 로마는 영원히 되살아나지 않았다. 물질적 제국이 다시 부활하지 않았기에, 동양과 달리 서양에서는 몸이 아닌 정신이 역사의 주인공이 되기 시작한다.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사흘 만에 부활했다는 메시아. 하지만 예전과 동일한 몸은 아니었다.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달라졌기에 의심 많은 사도 토마는 옆구리 상처에 손을 넣어 확인하려 했던 것 아닌가! 로마제국의 부활 역시 물질적 부활이 아닌 정신적 부활이어야 한다고 중세인들이 믿기 시작한 이유다.

르네상스 예술가들, 몸을 조각하기 시작

십자군전쟁을 통한 다른 문명과의 충돌, 이베리아반도 이슬람 문명의 몰락 그리고 1453년 고대 로마제국의 마지막 후계자였던 비잔틴제국의 몰락은 서유럽에 새로운 시대를 열어 준다. 바로 몸의 귀환이었다. 르네상스는 몸의 재발견이기도 했기에 예술가들은 다시 인간의 몸을 그리고 조각하기 시작했고,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의 해부학이 보여 주는 인간의 몸은 더 는 성스럽지도, 신비하지도 않았다. 마치 톱니바퀴와 지렛대로 가득간 기계같이 인간의 몸 역시 부품으로 가득한 또 다른 하나의 기계일 뿐이었다.

그렇다면 몸의 미래는 과연 무엇일까? 포스트팬데믹 시대의 위기, 인공지능 그리고 기후변화. 미래 인류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다.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더 많은 물리적 노력이 필요하기에, 르네상스와 함께 시작된 몸의 헤게모니가 계속될 것이라고 믿어 볼 수 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른 미래 역시 가능하다. 끝없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풀 수 없는 문제로 가득한 세상.

더는 단순한 답이란 존재하지 않는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문제 풀기 그 자체를 포기해버릴 수도 있겠다. 기후변화와 불평등, 강대국들의 패권 싸움과 글로벌 IT 기업들의 ‘감시자본주의’…어차피 개개인이 풀 수 없는 문제라면, 문제를 무시하거나, 그런 문제들이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사이버세상에서 자신만의 작은 행복을 찾으려 할 수도 있다. 어쩌면 몸의 미래는 더는 팩트와 몸이 아닌 정신과 믿음이 다시 중심이 될 ‘신중세기’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말이다.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자 daeshik@kaist.ac.kr
독일 막스-플랑크 뇌과학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미국 MIT와 일본 이화학연구소에서 각각 박사후 과정과 연구원을 거쳤다. 미국 미네소타대 조교수, 보스턴대 부교수를 지냈다. 2013~2015년 중앙SUNDAY에 ‘김대식의 Big Questions’를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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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환자를 후송 중이던 구급차를 막아선 혐의를 받는 택시기사 최 모씨가 24일 오전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스1
응급환자를 후송 중이던 구급차를 막아선 혐의를 받는 택시기사 최 모씨가 24일 오전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스1

접촉 사고 처리가 우선이라며 응급환자를 태운 사설구급차의 이송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택시기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동부지법은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택시기사 최모씨(32)가 지난달 말 경북 청송군 경북북부제2교도소로 이감됐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앞서 법무부는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동부구치소 수용자 중 경증·무증상 환자를 개별 수용이 가능한 경북북부제2교도소로 옮긴 바 있다.

이에 따라 최 씨의 항소심 첫 공판은 이달 15일에서 다음달 24일로 연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7차 전수조사가 예정된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방호복을 입은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7차 전수조사가 예정된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방호복을 입은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지난해 6월8일 오후 3시쯤 서울 강동구의 한 도로에서 응급환자를 이송하던 구급차와 택시 사이에 사고가 발생했다. 환자를 태우고 가던 사설 구급차가 2차선에서 1차선으로 차선 변경을 하다가 발생한 경미한 접촉사고였다.

택시기사 최씨는 당장 사고를 책임지라며 구급차를 막았다. 뒤늦게 119 구급차가 왔지만 이 일로 병원 이송은 11분 가량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구급차 운전기사와 환자 가족은 "우선 병원에 모셔드리자"고 했지만, 최씨는 "죽으면 내가 책임질테니 이거 처리하고 가라"며 막아섰다. 폐암 4기였던 환자는 이송 몇 시간 뒤 사망했다.

이후 재판부는 지난 10월 21일 선고공판에서 최씨에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판결에 불복한 최씨는 형량이 너무 많다며 1심 판결에 항소했다.

한민선 기자 sunnyda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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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반발에 2021학년도 학부·대학원 등록금 유지

서울대 정문 전경 2020.6.18/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13년 만에 등록금 인상안을 꺼내 들었던 서울대가 학생들의 강한 반발에 올해 등록금 동결을 결정했다.

9일 서울대에 따르면 서울대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는 지난 7일 3차 회의를 열고 2021학년도 학부와 대학원 등록금을 각각 동결하기로 확정했다.

앞서 서울대 측은 등심위 1차 회의에서 '소득의 재분배 및 학교 세입 감소' 등을 이유로 1.2% 등록금 인상 방안을 제시했다. 또 "양극화로 인해 소득의 재분배가 필요하며, 등록금 인상으로 인한 학교 수입을 장학금으로 돌릴 경우 소득 재분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은 '코로나19로 학생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외면하는 처사'라고 반발하며 등록금 2.3% 인하안을 제시했다. 3차에 걸친 논의 끝에 양측은 결국 수업료를 동결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파워볼사이트

서울대는 2009∼2011년 3년간 등록금을 동결했고, 2012∼2017년 6년간 이어서 등록금을 인하했다. 2018년에는 학부 입학금을 폐지했고, 올해까지 4년째 등록금을 동결했다.

학생 측은 올해 대학원의 입학금도 폐지할 것을 요구했으나 논의 끝에 수용되지 않았다.

김지은 2021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의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상황이 학교와 학생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 양측이 공감해 등록금 동결 결과로 다다를 수 있었다"고 밝혔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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